보호견 차차와 블리스앤포
밥 안 먹는 보호견 밥 먹이기 본문
차차 입양 첫날, 사료 두 그릇은 거뜬히 비우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밥을 안 먹고 빤히 저만 보고만 있어서 고민이 상당했습니다. 개들은 밥을 나눠먹는다는 사실을 알기 전이라, 할머니 마음으로 이것저것 먹이려고 안간힘을 썼었죠. 지금도 우적우적 먹진 않고 깨작깨작 사료 한 알씩 조심스레 먹긴 합니다. 보호견이 밥에 입도 대지 않거나 냄새만 맡고 고개 돌려 가버린다면 제가 소개하는 몇 가지 방법을 적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사료를 많이 주지 말고 맛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조금 넣습니다. 보호견 입양자들의 대부분 겪는 고충은 아이가 나에 대해 경계를 풀지 않는다는 점일겁니다. 차차도 그랬거든요. 다가가고 싶은데 아직 정체를 모르는 사람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식음을 전폐하는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죠. 그땐 그릇에 사료만 조금 담아주고 자리를 피합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으면 그제야 먹는 경우가 있거든요. 먹이를 뺏길까 봐 그러는 걸까요.. 밤 사이에 몰래 먹기도 하니 재촉하지만 않으면 어차피 배가 고프니 먹을 겁니다. 사람도 긴장하면 밥이 안 넘어가듯, 개도 같습니다. 많이 먹으라고 머슴밥처럼 쌓아놓고 시작하면 버리는 사료가 더 많습니다. 안 먹은 상태로 계속 방치된 사료는 또 오래됐다고 안 먹기도 하고요. 참 까다롭습니다 마음을 연다는 건요.
그다음은 살짝 데운 뒤 손으로 주는 방법입니다. 손으로 주면 '이건 먹어도 되는 구나'라고 받아들입니다. 그릇에 담겨 있기만 하면 먹어도 되는 건가라며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차차는 지금도 손으로 주면 먹지만 그릇에 두면 먹다가 말고 보금자리로 갑니다. 손으로 계속 주다 보면 알아서 그릇까지 와서 먹을 겁니다. 데우는 이유는 냄새가 고소하게 올라와 그릇 쪽으로 오도록 유인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사료그릇에 따뜻한 물을 넣어도 잘 먹을 겁니다. 하지만 내일이 되면 다시 단식농성.. 에 들어갑니다. 다시 손으로 주거나 그래도 안 먹으면 자리를 피하고 다시 데우고... 연계기처럼 써야 합니다.
처음엔 차차에게 사료만 주다가 알아서 잘 먹기 시작할 때 고구마와 단호박을 서비스로 줬습니다. 아마 차차에겐 견생 통 틀어 처음 먹는 음식일 겁니다. 역시나 냄새만 맡고 무시합니다. 이럴 땐 아예 보금자리에 놔주면 알아서 먹습니다. 고구마랑 단호박을 4cm 크기로 자르면 약 10g입니다. 하루에 두~세 개 정도가 적당하다는데 차차는 한 개도 겨우 먹기 때문에(입이 짧나..) 나머지는 제가 다 먹었습니다.
개들이 가장 먹고 싶어 하는 건 역시나 사람이 먹는 거... 사람 몸에도 안 좋은 건 개 몸에도 안 좋겠죠. 차차는 고기 맛을 알아버려서 사료를 점점 안 먹게 되어서 또 골치가 아픕니다. 일일이 손으로 먹여줘야 하거든요. 먹는 것에 관해선 다음에 다뤄보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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